Artist's Note
나의 진실한 환상 When Fantasy Becomes Reality 유재연 - 노한솔 ‘진실’과 ‘환상’이 결합된 다소 모순적인 전시명처럼, ‘환상’은 헛된 망상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지만 한편으로는 무의식을 드러내기에 내면을 이해하는 토대로 기능할 수 있다. 기술 발달로 개인의 주체성이 약화 되고 알고리즘에 의존한 수동적 선택에 익숙해지고 있는 지금,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내면적 사유의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유재연은 꿈의 일부와 같은 몽환적인 빛의 색채 속에서 내적 위안을 주는 풍경을 그려낸다. 그의 작업은 다소 익숙하지 않은 색채를 띄고 있다. 이는 현실에서 환상으로 넘어가는 통로로 기능하며, 관람자가 눈앞에 펼쳐진 이미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또한 그의 작업은 정지된 꿈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여러 레이어로 켜켜이 쌓아 올려진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시간성을 담고 있는 작업방식은 오랫동안 축적된 내면의 욕구가 꿈으로 나타나는 현상과도 닮아있다.
노한솔의 장지와 먹을 활용한 작업들은 눈앞의 현실을 아련한 기억으로 치환했다가, 무의식 저편의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묻혀있던 기억을 현재로 소환하기도 한다. 작가의 시선에 머무른 장면들은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낯설게 만듦으로써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이미지와 병치된 텍스트는 작품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데, 각 이미지는 어떤 텍스트와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