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자인제노의 새해를 여는 전시이자 첫 그룹전에 모든 관계의 시작인 ‘대화’를 주제로 하여 매체와 예술 과정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가진 작가 10명의 작품 5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나와의 대화, 너와의 대화라는 전시 제목은 수행과 같은 작업 방식으로 자신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된 ‘나와의 대화(monologue)’와 상징적 매개체를 통해 서사를 구현하여 삶의 본질을 찾아가는 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된 ‘너와의 대화(dialogue)’로 나뉘어 진행된다.
1관은 빛과 에너지, 순환의 세계관, 인간의 얽혀진 관계와 본성에의 탐구를 주제로 하는 작품 또는 반복된 작업 방식을 통해 무념무상과 수행의 경지로 가는 과정을 재현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쌀이라는 유기적이고 물질적인 형태소로 자연, 이념, 세대 간의 흡수와 동화, 이해와 소통을 추상화한 문수만 작가, 기도하는 사람들과 명상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반복되는 형태로 인생에 대한 의문, 답답함, 간절함을 표현한 박청용 작가, 물감을 자유롭게 흩뿌리고 섬세하게 깎아내는 행위의 결과물인 부유하는 기호를 통해 보이지 않는 에너지, 인간의 다양성, 우주의 탄생 등을 풀어낸 박현수 작가, 짧은 실선들을 끊임없이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작가 본인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박해수 작가, 무의식의 기억을 통해 내면세계에 간접적으로 투영된 이미지를 그리는 송수련 작가, 문자판을 축조하며 형상과 텍스트가 그 경계를 허물고 상호 침투되는 과정을 통해 사색적 이미지를 구성하는 안봉균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2관은 은유적 상징의 매개로부터 얻은 삶의 깨달음 혹은 대상의 본질과 관계성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나비, 물고기, 꽃의 이미지를 통해 영원한 진실, 진리의 회복을 논하는 박형진 작가, 인간의 자연에 대한 사랑과 통제라는 상반된 욕구를 주목한 서기문 작가, 풀을 통해 삶, 자연, 인간의 관계망에 대한 고민을 작업으로 풀어낸 성민우 작가, 조각보와 색실로 만들어진 조각 풍경을 통해 일상의 낯설지만 아름다운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제미영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대화’는 관람자가 작품을 관찰하고 생각하며 작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경험을 의미하기도 한다. 멀게는 우주의 에너지, 가깝게는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작품과 소통하며 한 해를 여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Moon, Sooman

문수만, Cloud-871, Acrylic on canvas, 117x91cm, 2022
문수만 작가는 쌀이라는 소재를 형태소로 활용해 자연의 실재를 추상화한다. 수평적 구도로 화면의 바깥으로 연장되는 느낌을 살려 무한함을 설정하고 유도하며 어떤 색이 공존하든 부드러운 연결을 지향한다. 그것이 풍경이라면 하늘이나 바다, 또는 그 모두이며 그것이 이념이나 세대 간의 경계라면 흡수와 동화, 이해와 소통을 의미한다. ‘Cloud’라는 제목은 하늘을 배경으로 떠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것을 암시함과 동시에 현대 디지털 문화에서 공유되고 있는 정보의 저장소를 상징한다. 저장소를 채우는 것은 쌀 알갱이 모양의 입자이며 물질과 문화의 관계를 맺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개인전 40회 및 기획·단체전 270여회
- 2023 Connecting the Dots: 문수만초대전 (떼아트갤러리, 서울)
- 2023 FOCUS LONDON 2023 (SAATCHI Gallry, 런던/영국) 등
수상: 살롱·블랑미술협회 회장상 (일본도쿄 국립신미술관)외 다수
작품소장: 대한민국 국회의장 집무실, 아랍에미리트 한국대사관, 독일 STULZ가문,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일본 GALLERY北野坂, GOOGLE미국본사 외 다수
Park,Cheongyong

박청용, 무지개, 한지에 먹, 아크릴, 120×90cm, 2022
박청용 작가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나를 찾고 삶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의문과 질문들을 담은 ‘기도하는 사람들’ ‘명상하는 사람들’의 연작시리즈를 그리고 있다. 초기에는 자아 탐색에 집중하다가 소통과 청정한 비움을 경험해 번뇌를 이겨내며 더 깊은 차원에서 누군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을 미세한 붓 놀림과 먹의 번짐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생에 대한 깨달음과 고요함을 정성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이 작업은 미술적 표현을 통해 삶의 복잡한 감정과 일들에 대해 내적 비움과 수용, 순수한 간절함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과 졸업
개인전 14회 및 기획·단체전 다수
- 2023 VIEW OF HOPE 기획초대전 (A&M갤러리, 서울)
- 2023 박청용 초대전 (은암갤러리, 김해) 등
수상: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외 다수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서울-정부미술은행), 충청북도청, 경주예술의전당(경주문화재단), 쿠무다 명상문화센터(부산), 은암문화재단 외 다수
Park, Haesu

박해수, Foller, Acrylic on canvas, 80x122cm, 2023
박해수 작가의 독특한 작업 방식은 짧은 실선들이 다양한 방향을 향하고 기묘한 형태로 끊임없이 변화하던 그의 꿈에서 비롯되었다. 꿈에서 암시 받은 것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재료를 긁어내는 도구인 헤라 칼이었다. 작가는 이를 이용해 하나의 형상 위에 수많은 색들을 주기적으로 수십, 수백 겹씩 끊임없이 쌓아 올린다. 칼날의 길이만큼 얇은 실선이 중첩되는 과정의 개념이 완성이고, 완성의 개념이 과정의 일부일 뿐 종착지가 없는 그림. 헤라 칼끝에서 찍혀 쌓여가는 무수한 실선들의 집합체는 작가가 창작에 대한 성취감과 삶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한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학과 졸업
개인전 20회 및 기획·단체전 다수
- 2023 Pray for... (마루 아트센터, 서울)
- 2019 19회 개인전 (콩세유 갤러리, 서울) 등
아트페어: 부산 아트페어 (2019, 부산), KIAF 아트페어 (2019, 서울), SOAF 아트페어 (2018, 서울), 이스탐불 아트페어 (2018, 이스탐불/터키) 외 다수
이메일: nifeart@naver.com
Park, Hyunsu

박현수, Circle-YB23, Oil on canvas, 72.7x72.7cm, 2023
박현수 작가의 관심은 빛을 색으로 환원시켜 내는 실험들이다. 선행한 기억 속에 축적된 이미지를 팝과 추상의 복합적 형식을 취해 평면에 나타내는 것이라 간단히 말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이중성이라는 내, 외적이며 또한 복합적인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내적으로는 오랜 시간 직접 체험한 동, 서 문화의 충돌, 갈등과 융합의 문제를 다루고 외적으로는 작업을 실행에 옮기는 행위에 있어서 자유로운 드리핑의 반복과 극단적인 집중을 요하는 ‘디깅’ 즉 페인팅을 깎아내며 형체를 만드는 절제의 미를 한 화면에 대치시킴으로서 새로운 에너지를 화면 또는 공간 위에 생성시켜내는 것이다.
중앙대학교 회화학과 및 동대학원 서양화 전공, 샌프란시스코 아트인스티튜트 대학원 졸업, 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영상학과 박사 졸업
개인전 26회 및 기획·단체전 다수
- 2023 Brilliance (더리우갤러리, 서울) 등
수상: 전혁림미술상 외 다수
작품소장: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2), 광주시립미술관, 우종미술관, 산호세미술관(미국), OCI미술관, 광저우미술원 대학성미술관(중국) 외 다수
Park, Hyungjin

박형진, Eternal truth #04, Interactive Moving Image on Touch Screen & Mixed Media on Lenticular screen, 60×80㎝, 2023
디지털 기술로 인해 완벽한 복제가 가능하게 되면서 원본성의 상실과 함께 끝없이 재생산되는 ‘가짜’가 넘쳐나게 되었고 현대인들은 ‘진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가짜에 물들어 간다. 작품 속 꽃은 자연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존재, 절대자, 영원한 진리를 의미한다. 인간의 영혼을 상징하는 나비는 꽃을 쫓아야 당연한데 가짜로 넘쳐나는 욕망을 쫓는다. 그에 반해 어항에서 자유로워진 허공의 물고기는 절대자에 의하여 구원받은 영혼을 의미한다. 이런 구원받은 영혼(물고기)은 나비처럼 허공을 날아다닌다. 그리고 진정한 ‘진짜’(진리)를 쫓게 된다. 진리의 회복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제품디자인 학사 및 동대학원 영상미디어/애니메이션 석사
홍익대학교 대학원 영상학과 박사 수료
현,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시각미디어학부 영상애니메이션전공 교수
개인전 25회 및 기획·단체전 다수
- 2023 초대개인전 (갤러리 이레, 경기) 등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Hong Kong parkview management services. Ltd (Hong Kong) 아랍에미리트 문화관광부 (U.A.E) 외 다수
Song, Sooryun

송수련, 내적시선, 한지위에 먹, 98X79cm, 2023
송수련 작가는 외적 세계의 빛과 대상이 ‘발’을 거치며 변환되어 안으로 투과되듯이, 무의식의 기억을 통하여 내면세계에 간접적으로 투영된 이미지를 그린다. 따라서 사물을 그리는 순간에도 작가는 그 사물 자체보다는 그것이 환기시키는 정서를 포착하고자 한다. 마치 향기가 어떤 시간과 공간이 결합된 ‘생의 순간‘을 되살려내듯이, 작품 속 이미지들이 그것을 보는 사람들도 하여금 각자의 안에 파묻혀 있는 우주와 세계와 역사의 한 자락을 보게 만들고, 누적된 시간의 지층 속에서 생의 진실의 한 조각을 주워 들 수 있게 하기를 꿈꾼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동양화 전공, 성신여대 대학원 석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학과 교수 (1987~2010)
개인전 32회 및 기획·단체전 다수
- 2023 소소밀밀 (안상철미술관, 경기) 등
수상: 국전 문공부 장관상 외 다수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트뮤지움 려, 부산시립미술관, 정부종합청사 소장 외 다수
Seo, Keemoon

서기문, Biophilia, Acrylic on Canvas 130.3×162㎝, 2023
서기문 작가는 코로나 기간 동안 ‘고립과 연결’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하면서 문명이 고립과 연결을 병행시켜 놓고 있는 기이한 현상을 목도할 수 있었다. 인간은 편의성을 위해 자연을 도구화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자연과 생명’에 이끌리는 존재다. 해를 거듭할수록 거칠어지고 있는 전 지구적 자연재해는 인간의 이율배반적 두 욕구의 평형이 무너지면서 심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작업은 인간 깊은 내부에 잠들어 있는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이 본능에 주목한다. 동시에 자연을 사랑하는 방식에조차 인간의 조절 욕구를 그대로 노정하고 있는 ‘편집된 자연’ 또한 함께 주목한다.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교수
개인전 24회 및 기획·단체전 다수
- 2022 서기문초대전-Metaverse (갤러리S, 광주)
- 2019 동행-민주 평화, 그리고 희망 (김대중기념공간, 화순)
- 2017 미술과 시대정신 (광주신세계갤러리 & 갤러리 Zeinxeno, 서울) 등
수상: 한국수채화공모전 대상수상 외 다수
이메일: jinzza01@hanmail.net
Sung, Minwoo

성민우, 풀의 초상, 비단에 수묵과 금분,금박, 90.9㎝×72.7㎝, 2023
성민우 작가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의 시선과 조금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흔한 풀들의 삶의 방식이다. 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생명의 본질을 이해하려 하고 풀과 삶의 관계, 자연과 인간의 관계망에 관한 고민을 작업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자잘한 씨앗들과 거친 풀 줄기로 만들어진 부케와 풀의 초상은 위로와 헌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모든 생명체의 삶은 고단하고 지난한 과정을 거치기에 화사한 꽃 부케보다 거친 풀 부케와 더 많이 닮아있다. 흔한 풀의 씨앗 하나가 겪게 되는 발아와 생장, 번식과 멈춤의 과정은 모든 생명체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 한국교원대학교 미술교육학 박사
개인전 26회 및 기획·단체전 200여회
- 2023 SEASON 성민우초대전 (로운갤러리, 서울)
- 2023 Oikos (한가람미술관, 서울)
- 2023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작가전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등
작품소장: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김홍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주한이집트대사관, 한국가스기술공사, 베이징 청갤러리 외 다수
Ahn, Bongkyun

안봉균, Monument,Oil,Acrylic on Canvas, 116.8x91cm, 2023
안봉균 작가는 유물에서 볼 수 있는 오랜 시간 마모된 채 가독성만 남아있는 문자판 이미지가 침묵의 소리와도 같은 모종의 강렬한 울림과 내러티브를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새로운 하나의 이미지로 해석하였다. 이를 적극적으로 작품에 응용하여 사색적인 공간으로 재구성한다. 작업의 과정은 손에 의한 치밀한 노동 집약적 방식을 취한다. 캔버스의 전면에 모델링 컴파운드를 사용하여 문자를 축조한 다음 여러 층위로 착색을 하고 깎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마치 고고학자들이 발굴을 하듯이 문자들을 하나씩 찾아낸다. 전사하듯 그린 작은 생명체는 그 위에 궤적을 남긴다.
중앙대학교 회화학과 학사 및 동대학원 서양화과
개인전 19회 및 기획·단체전 다수
- 2023 Wild,Wild,West 전 (mM 아트센터 ,평택)
- 2023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 (Coex, 서울)
- 2023 Art Busan (Bexco, 부산) 등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자생한방병원, 여의도 이룸센터, 한국음식문화재단,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 (주)이상봉 외 다수
Je, Miyoung

제미영, 조각풍경, 캔버스에 아크릴, 한지,알루미늄, 실크 바느질콜라주, 72.7x100cm, 2022
전통과 현대 건축물이 조화롭게 자리한 골목길을 걸을 때면 그 이질적인 조합 속에서 익숙함과 낯선 감각을 함께 느끼게 된다.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던 모습임에도 끊임없이 눈을 사로잡고, 잠시 머물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바램들을 갖게 하는 거리의 풍경들은 작가에게 마법 같은 공간이 된다. 걷고, 산책하고, 여행하며 수집된 수많은 이미지들은 색실로 바느질 된 조각보가 되고, 그 조각보를 잘라 만든 색색의 선과 면으로 작가의 조각 풍경이 만들어진다.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풍경들이 작품 속에서는 짧은 여행길에서 만난 낯설지만 아름다운 공간으로 다가가길 희망해본다.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23회 및 기획·단체전 다수
- 2023 다정한 풍경 (수호갤러리, 성남)
- 2022 공간 샌책 (이랜드갤러리헤이리, 파주)
- 2022 가화(家花)-집과 꽃에 깃든 소망 (빈스토리, 서울) 등
수상: 단원미술제 대상 수상 외 다수
작품소장: ㈜코스타리카 대사관, ㈜함부르크 총영사관, 이랜드문화재단,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2), 정부미술은행, 서울시청 박물관, 삼성전자 등